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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호주워홀 ep.1 환상 속의 시드니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서리힐즈 에어비앤비


때는 바야흐로 2022년,
코로나가 차츰 풀려가던 시기였다.

오래 전,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친구의 말만 듣고,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무작정 호주로 떠났다.

사실, 일을 쉬지 않고 했기 때문에
정보를 찾을 시간이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면 맞다. 그냥 무계획이었다.

시드니에 도착해서는 미리 예약한
서리힐즈에 있는 에어비앤비로 향했다.







골져스한 강아지들을 진짜 많이 만났던 서리힐즈🐕
살면서 단시간에 가장 많이 강아지를 만났던 동네다.
덕분에 낮에는 조금 덜 심심했던 기억이..^_ㅠ







서리힐즈는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기로 유명한 동네다.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최적화된 장소였다.
1일 3카페도 가능하게 만드는 곳☕️

하지만 우리나라 영업시간과 상당히 다른 점이 변수였다.
시드니는 보통 오전 6시에 오픈을 해서 3-4시에 닫는다.
글로만 봤을 땐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_ㅠ)






jazzy cafe bar


인생 플랫화이트 만났던 서리힐즈 카페.
(아쉽게도 현재는 폐업됐다ㅠㅠ)

우리 옆자리에서 노트북을 하시던 여자 사장님께
인생 플랫화이트를 만났다며 자연스레 스몰톡을 시작했다.
카페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니 구직사이트 세곳을 알려주셨다.

특히 카페잡은 Jora local을 추천해주셨다.
Indeed랑 Seek은 다양한 일들을 구할 수있는 곳이었다.
뭔가 도움과 격려를 받고 나니 긴장감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남자친구랑 대화를 나누는데 서로 이 감정이 통했나보다.
파워 제이인 남친은 눈시울을 붉혔고 F인 나는 쪼꼼 울었다🥲





세컨잡으로 구했던 연구소 청소일, 인터뷰하면서 울고 합격함


카페에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일단 둘이 함께 할 수있는 잡을 찾는 게 우선이었다.
영어에 자신감이 없었기에 또 한인사이트에 의존하게 되었다.
(이것이 호주워홀의 좋지 않은 시작의 징조)

그렇게 처음 구한 일은 세컨잡으로 적합한 청소 일이었다.
하루 3시간짜리 캐쉬잡이라 수입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메인 잡을 찾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했다.







인스펙션을 보러 갔던 아파트에서 마주친 겸댕이


어느 정도 일자리를 구한 후에는 집을 찾아야만 했다.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호주 워홀러들이 사용하는 어플 중
하나인 검트리를 사용해 직접 인스펙션을 신청했다.
(나중에 호주에서 집구하기 글도 쓸텐데
개인적으로 검트리보다 플랫메이트를 추천한다.)

세컨잡 근무지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스튜디오였다.
거기에는 흑형 두 명이 살고 있었다.
우리는 최대한 태연한 척하면서 집을 둘러봤었다.
쉐어하우스가 아니라 편하긴 하겠지만
우리나라 오피스텔 원룸 느낌이라 답답했다.






바로 이사가능한 집도 아니었고 집주인(중국인 여성)과의
채팅만으로는 믿음이 가지 않아 계약하지 않았다.

당시 의심이 갔던 부분이 직접 집주인과
만나지 않은 상황인데 보증금을 먼저 보내라고 했던 점이다.

지금이야 호주에서는 인펙을 마치고 집을 잡으려면
일종의 계약금으로 2주~4주치 렌트비,
집주인 또는 렌트를 해서 하우스 메이트를 구하는 사람이
설정한 디파짓(보증금)을 미리 송금해야 된다는 걸
잘 알지만 당시에는 이거 사기 아니야? 라고 생각했다.








결국 두번째 임시숙소로 Annandale
아난데일 동네에 위치한 에어비앤비를 이동했다.
예산을 아끼려던 나머지 컨디션이 최악인 집을 가게 됐다.

사진으로만 봤을 땐 괜찮았는데 직접 가보니 별로였다.
우리는 체크인을 하기 전에 도착을 했던지라 환불신청을 했다.
그러나 호스트는 이를 거부했고 에어비앤비 측에게
중재를 요청했으나 부분 환불만 받고 취소하게 됐다.




최악의 아난데일 에어비앤비


시간도 돈도 다 잃은 기분이라 망연자실했다.
리뷰에 한국인들만 알아들을 수 있게 가지말라는 리뷰를 남겼다.
호스트는 ‘에어비앤비가 처음인 애들’라고 우리를 평가했다.
진짜 리뷰마저 우중충한 집 분위기와 똑 닮았구나..
여러 에어비앤비를 경험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 당혹스러웠다.

만약 저때로 돌아간다면 차라리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시드니 시티 근처로 임시숙소를 정할테다.
어차피 시티와 멀어질수록 교통비는 더 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일자리가 많은 시티쪽으로 걸어다닐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숙소가 돈을 아끼는 방법 중 하나✔️







한인사이트를 통해 인스펙션 보러 간 시드니의 어느 아파트


결국 한인사이트를 이용해 집을 찾아 나섰다.
이때 무거운 캐리어와 백팩을 이고지고 돌아다니느라 정말 힘들었다.
역시 한인사이트에서 구하는 집은 렌트비가 비싼 편이었다.
당시에는 코로나 여파로 들어갈 수 있는 집이 많지 않아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데 공급은 부족한 상황.

그렇게 한인들만 사는 쉐어하우스의 마스터룸의 가격은
주당 490AUD였고 컨디션은 무난했다.
한국인들과 함께 살면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을 것 같고
무엇보다 가격이 부담스러워 포기하기로 했다.

아직 에어비앤비로부터 환급을 받지 못한 상태라
우리는 예산에 맞춰 저렴한 임시숙소를 찾아봤다.  







비추하는 시드니 백팩커스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공용 공간


Glebe 글리브 동네에 위치한 5인 도미토리 백팩커스를 결제했다.
첫날은 우리만 사용했고, 둘째날 저녁에는 일본인 친구 세 명이
체크인하고 바로 다음날 오전에 체크아웃했다.

그중에서도 영어도 잘하고 한국어도 조금
할 줄 아는 인싸 일본인 친구가 있었는데,
잠깐 사이에 확 친해져 인스타그램도 교환했다.
여전히 유쾌한 기억들 ㅎㅎ

백팩커스에서 외국인 친구들만 잘 사귄다면
영어실력은 비교적 빨리 늘 수 있겠다 싶었다.

사실 이곳의 시설은 추천하지 않는다.
주말에 도착했을 당시 스텝이 상주하지 않아
밖에서 한참 고생을 하다 겨우 들어갔다.

우리가 머물렀던 당시에는 청결하지 않았다.
공용 샤워부스칸과 공용 화장실 부스칸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구조라서 괜히 불편했었다.
공용 키친도 아수라장 그 자체..
나중에 방에서는 돌아가신 바선생도 발견하고
우리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give up..

어딜 가더라도 숙소 예약 어플이나 구글 맵 리뷰 중
한국인이 작성한 것들을 꼭 확인하기 약속해..
그게 다 귀찮다면 걍 우리나라 사람들 후기가 좋은
유명한 백팩커스로 가는 것을 추천함돠✔️




📍시드니 백팩커스 장소 ‘더 빌리지 글리브’ 비추

https://maps.app.goo.gl/kpytmv5GirgYFm7y7?g_st=com.google.maps.preview.copy






일하고 계시는 분을 보니 일도 빨리 하고 싶어졌다.



친구들이 떠나고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집중의 시간.
‘일과 집을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계속 찾다 보니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농장 잡 공고였다.

여러 구인공고 중 번다버그 농장과 컨택 후
비행기 티켓까지 검색했었다.
남친은 “농장을 갈 거면 브리즈번으로 가자.”라고 제안했다.

결국, 우리는 브리즈번 근교에 있는
카불처의 딸기농장 구인 공고 중 하나를 보고 연락하게 된다.

이렇게 환상으로 가득했던 ‘30대 호주 워홀 시드니 편’은 막을 내리고,
현실과 생존의 장인 ‘브리즈번 카불처 편’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